21세기 농담의 전당, 농담대학교

국립대구박뭄관에 다녀온 이야기

국립대구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진짜 박물관은 이런 곳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왔습니다. 박물관이라는 곳이 단순히 유물 보존의 공간이 아니라 역사를 교육하고 사상을 물려주는 곳임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사실 대구박물관에는 '대박템'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있고, 목포박물관에는 신안 해저유물이 있지만 대구박물관에는 보물만 댓 점 있을 뿐입니다.(오히려 대구사범 박물관에 지정문화재가 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구박물관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물만으로도 '재밌는' 시설을 꾸몄습니다. 절간에서 불상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도공이 자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옹관묘를 보여주면서 선사시대인의 희로애락을 들추어냅니다. 석기를 어떻게 썼는지 알려줍니다. 박제된 역사를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박제된 역사가 살아서 뛰어놀도록 한 것입니다.

일전에 유홍준이가 북조선의 평양박물관에 다녀와서 "복제품밖에 없지만 박물관을 역사 교육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마땅히 박물관이 그러해야 하는데, 우리는 역사를 박제하는 데 너무나 익숙했나봅니다. 나라의 얼굴이 되는 중앙박물관은 역사를 살리는 데 실패했지만, 지방의 작은 박물관이 이를 구현했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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